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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시2

나무의 꿈 - 손택수 자라면 뭐가 되고 싶니 의자가 되고 싶니 누군가의 책상이 되고 싶니 밟으면 삐걱 소리가 나는 계단도 있겠지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다락방 별빛이 들고 나는 창문들도 있구나 누군가 그 창문을 통해 바다를 생각할지도 몰라 수평선을 넘어가는 목선을 그리워할지도 몰라 바다를 보는 게 꿈이라면 배가 되고 싶겠구나 어쩌면 그 무엇도 되지 못하고 아궁이 속 장작으로 눈을 감을지도 모르지 잊지 마렴 한 줌 재가 되었지만 넌 그때도 하늘을 날고 있는 거야 누군가의 몸을 데워주고 난 뒤 춤을 추듯 피어오르는 거야 하지만, 지금은 다만 네 잎사귀를 스치고 가는 저 바람 소리를 들어보렴 너는 지금 바람을 만나고 있구나 바람의 춤을 따라 흔들리고 있구나 지금이 바로 너로구나 2023. 6. 4.
[좋은시] 지우개 - 송순태 좋은시가 있어서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 글남겨드립니다^^ 좋은 주말되세요 ​ ​ 지우개 송순태 ​ 잘못 써내려온 문장이 있듯이 잘못 살아온 세월도 있다 바닷가에 앉아서 수평을 보고 있으면 땅에서 잘못 살아온 사람들이 바다를 찾아오는 이유를 알겠다 굳은 것이라고 다 불변하는 것이 아니고 출렁인다고 해서 다 부질없는 것이 아니었구나 굳은 땅에서 패이고 갈라진 것들이 슬픔으로 허물어진 상처들이 바다에 이르면 철썩철썩 제 몸을 때리며 부서지는 파도에 실려 매듭이란 매듭은 다 풀어지고 멀리 수평선 끝에서 평안해지고 마는구나 잘못 쓴 문장이 있듯이 다시 출발하고 싶은 세월도 있다 2022. 3. 12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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